[트리구매썰]
오늘은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이번에 트리를 구매하게 되어서 후기를 써볼까 합니다.
저는 평소에도 집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고 파티를 하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가 아니어도 겨울만 되면 트리를 만들기 시작했고 신년이 훌쩍 넘어서도 계속 켜고 있다가 두 달이 지나서야 겨우 아쉬워하면서 접는 수준이었어요.
반짝거리는 트리를 보고있으면 집이 따뜻해지는 느낌도 있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겨울마다 취미가 반짝거리는 트리 보며 멍 때리기였어요. 처음 전세집에서 살 때 부터 트리를 가지고 싶었는데 괜히 비싼 거 샀다가 안 쓰게 되고 창고에 박혀있으면 너무 후회할 것 같아서 먼저 다이소 트리로 시작했답니다.
다이소 트리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비록 팁이 100% PVC 소재로 되어있었지만 화이트 트리에 전구만 둘러놓고 조금만 장식해도 너무 예뻤으니까요. 전선이 검은색이라 가리겠다고 열심히 솜도 사다가 눈 내린 트리처럼 꾸미기도 하고 바닥에 지지대가 너무 못생겨서 화분에 고정해서 꾸미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 흠이 조금 작은 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트리를 바꾸자라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정든 다이소산 트리와 하나씩 컬렉션처럼 모았던 트리의 오너먼트들은 모두 당근으로 가게 되었어요. 구성품이 궁금하시면 댓글 달아주시면 소개해드릴게요.
[트리 찾기]
일단 트리를 새로 구매하기 위해 열심히 웹서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상 이상으로 트리의 종류와 판매사가 넘쳐났어요. 어떤 걸 구매해야 될지 고민하면서 여러 정보를 찾아본 결과 루시아이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이번에 트리를 찾는 조건은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았어요.
1. 싸구려 느낌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2. 호텔에서 쓰는 것 같은 트리를 가지고 싶다.
3. 전구가 풍성해서 멍 때리기 좋으면 좋겠다.
4. 전구 밝기가 너무 강하지 않으면 좋겠다. (눈부심)
5. 처음에 트리 냄새 뺄 때 어렵지 않으면 좋겠다.
6. 조립이 편하면 좋겠다.
7. 보관이 용이했으면 좋겠다.
8. 예산이 많지 않으므로 가격이 적당했으면 좋겠다. ( 10 ~ 20만원 사이 )
조건이 참 많다고 생각했는데 찾다 보니 부합하는 업체가 루시아이었습니다. 찾아보니까 와디즈에서 이미 펀딩을 진행했던 이력이 있더군요. 이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처음 다이소산 트리를 살 때쯤 찾아보다가 발견했던 펀딩이었습니다. 가격대가 좀 있는 트리여서 고민하다가 훗날로 미뤘는데 이렇게 다시 접하게 되었네요.
일단 제가 원하는 조건을 모두 만족해서 더 좋았습니다. 그런데 평생트리와 유로피안 트리가 구분되어 있더라고요. 차이점이 뭔지 찾아봤습니다.
PE가 10퍼센트 더 들어가 있고 수형이 더 고급진 입체 팁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근데 PE가 뭔지 이제야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PE는 폴리에틸렌 성분으로 더욱 사실적인 질감과 외관을 제공한다고 해요. 가지 내구성이 강하고 색상도 실제 나무와 비슷한 느낌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그럼 PE 100퍼센트를 사용하면 더 좋은 거 아닌가 궁금했는데 역시 단점도 있었습니다.
가격이 비싸고 팁이 잎이 풍성해 보이지 않는다고해요. 일단 써있는건 풍성해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 실제 나무와 가장 가까운 디자인이기 때문에 아직 호텔에서는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결국 3세대라 불리는 PE와 PVC 혼합형이 가격과 외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타협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PE양이 조금 빠져도 가격 방어가 안정적인 평생트리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평생트리 조립]
구성은 평생트리 150cm와 풍성한 전구형으로 골랐어요. 풍성한 전구형은 지네전구가 2개 더 포함되어 있어서 트리를 풍성하게 꾸밀 수 있다고 해서 무조건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오너먼트를 기존 거를 다 처분할 생각으로 새로 40구를 추가해서 구매했습니다. 결정에는 추가물품 일정 금액 이상이면 크리스마스 포스터를 증정한다고 해서 혹한 것도 없진 않습니다.
트리는 구매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배송되었어요. 조금 더 걸릴 줄 알고 일찍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빠른 배송에 좋았습니다. 근데 설치하려고 주말에 구성품을 뜯어보니 송장에는 적혀있는 구성품 몇 개가 빠져있어서 아쉽긴 했어요. 보관 가방과 지네전구가 몇개 빠져서 왔더라고요. 문의를 넣으니 바로 조치해 주시고 빠르게 다시 주문을 넣어주셔서 대응은 좋았습니다. 좋은 구성과 저렴한 가격에는 그렇지 못한 고객응대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 루시아이는 친절하고 빠른 응대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PE+PVC 팁과 오너먼트의 퀄리티가 좋았어요. 오너먼트 싸구려는 사방팔방으로 날아다니는 반짝이 때문에 청소기를 수시로 돌려야 하고 마찬가지로 PVC에서도 잎들이 스쳐도 떨어지는 저가형은 기분도 나쁠뿐더러 청소도 귀찮았는데 그런 점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물론 설치가 끝나고 청소기를 한번 돌리긴 해야 했지만 많아봐야 10 개정 도였던 거 같아요.
심지어 냄새는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오히려 오너먼트에서 냄새가 더 났을 정도였어요. 바로 뜯는 박스 안의 트리에서도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예민하신 분들은 느끼실 수 있을 정도의 창고냄새지만 화학 약품이나 곰팡이의 냄새가 아니라 괜찮았어요. 3일 정도만 베란다에 두었는데 금방 다 사라져서 더 좋았습니다. 지금 근 한 달 동안 거실에 설치해 놓았는데 냄새는 느낄 수가 없을 수준으로 사라졌어요.
구성품은 위와 같아요. 밑에 지지대를 세우고 C -> B -> A 타입 순서로 끼워 넣고 수형만 잡아주면 되기 때문에 설치가 굉장히 편했습니다. 가운데 축인 기둥 쪽으로 가까워질수록 PVC로 강하게 고정되어 있고 그 위쪽으로 PE타입 팁들이 달려있어서 다 펼치면 PVC는 거의 눈에 안보일정도로 풍성해지더라고요. 그냥 손 가는 대로 막 펼쳐도 수형이 잡혀서 쉬웠습니다.
설치는 혼자 했어요. 혼자 트리 펴는 거부터 오너먼트를 풀로 장착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해 보니 대략 1시간 10분 정도 걸리더라고요. 손도 빠른 편이 아니고 오너먼트도 어디 붙일까 고민고민 하면서 부착한 거라 무리하면서 설치한 게 아닌 쉬엄쉬엄 즐기면서 설치했습니다. 둘이거나 아이가 함께한다면 더 빠르게 설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리 할 때는 설치에 역순이니 훨씬 빠를 것 같아서 기대 중이기도 합니다.
저희 집은 20평대로 평수가 크지 않아서 150cm로 했는데 너무 만족스러운 크기여서 더 좋았습니다. 아래 기둥은 인형으로 가려줬어요. 그냥 대충 주렁주렁 널어주었는데 너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어서 대만족이었습니다.
불을 켜고 있지 않아도 너무 예뻤어요. 설치해 놓고 얼른 저녁이 되기만을 기다렸을 정도입니다. 물론 그전에 미리 지네전구의 불량은 다 체크를 끝냈고 기다리는 일만 남았었죠.
참고로 지네전구 헤드에는 전원부가 있는데 리모컨도 별도로 있으니 전구를 껐다 켰다도 쉽게 할 수 있더라고요. 리모컨을 잃어버리거나 배터리가 나가도 전원부에 있는 버튼으로 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 점은 매우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제 기준에 맞는 밝기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트리자랑]
드디어 날이 저물고 트리에 불을 밝혔는데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거의 한 시간 동안 멍 때리면서 트리만 바라봤던 것 같아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너무 예뻐서 감탄만 나왔습니다. 빨간색 오너먼트와 초록 트리가 너무 잘 어울려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크기도 너무 좋았고 공간도 딱 맞았고 제가 상상했던 이상적인 트리 그 모습 그대로였어요. 트리 팁들이 풍성한 것도 있었지만 전구를 전원 두 개로 나눠서 지그재그로 매치해 놓으니 반짝거림이 비대칭으로 되면서 더 예쁘더라고요.

평생 트리는 여기서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뭐 물론 소모품이니까 언젠가는 닳고 떨어지고 하겠지만 그래도 다시 살만한 가치가 있을 정도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퀄리티가 좋았다는 후기입니다.
드디어 트리를 샀다는 후련함과 앞으로 매년 예쁜 트리와 함께라는 생각에 더 행복해지는 하루네요. 이제 매년 겨울이 더 설렐 것 같아요. 포스터도 예쁜데 딱히 낄자리가 없어서 아직 걸어놓진 못했는데요. 조만간 걸어놓고 또 사진 찍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풍성한 연말이 될 것 같네요.